한국 레이스그래프와 중국 Z.Speed의 합작 드라이버 테스트에 동행취재를 진행.
한국 드라이버들의 해외 진출 기회 열리나.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이 피트인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이 피트인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드라이버 테스트(Driver Test)'는 차량의 성능 확인이나 레이스 준비를 위한 데이터 수집 목적이 아닌, 드라이버의 능력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2023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에 출전한 '레이스그래프' (Racegraph, 대한민국)의 소유주이자 레이스 엔지니어 '조순호' 대표는 자사 영 드라이버 개발을 목표로, 드라이버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드라이버 테스트를 진행했다.

'2024 레이스그래프 x Z.Speed 합동 프라이빗 테스트' 팀 포토 / 사진 = 이서연 기자
'2024 레이스그래프 x Z.Speed 합동 프라이빗 테스트' 팀 포토 / 사진 = 이서연 기자

이번 테스트는 대한민국의 '레이스그래프'와 중국의 'Z.Speed' 팀이 합동으로 진행했다.

'현대 엘란트라 N TCR(국내차량명: 현대 아반떼 N TCR)' 두 대를 비롯해 '포르쉐 911 GT3 컵' 두 대, '포뮬러 3(T318)'가 테스트에 동원됐다.

합동 테스트에 대한 한국 팀과 중국 팀의 목표는 다르다.

세팡에서 영 드라이버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한 레이스그래프 '조순호' 대표는 한국인의 영 드라이버 성장과 해외 진출 기회의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 레이스부터 시작한 '조순호' 대표는 국내 최고 클래스 슈퍼6000에서 2020년 엑스타 레이싱과 종합우승을 일궈냈고, 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에서도 2021년과 2022년 종합 우승을 함께 했다.

이후 '24시 시리즈',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 'TCR 중국(CTCC)', '포르쉐 카레라 컵 아시아' 등 해외 레이스에서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 코칭 등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차량 탑승을 대기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탑승을 대기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Z.Speed' 팀 소속으로는 유럽부터 시작해 중국, 홍콩, 대한민국 등 여러 국적의 드라이버들이 해당 테스트에 참가했다.

이번 테스트의 주인공인 메인 드라이버는 '2023 현대 N 페스티벌'의 '서한 GP' 소속으로 활동한 '신우진(Woojin Shin, 대한민국)' 선수다.

'신우진'은 중국의 현대 모터스포츠 커스터머 팀인 'Z.Speed'의 차량으로 테스트를 가졌다. 테스트 차량은 '현대 엘란트라 N TCR'이다.

'조순호' 대표는 이번 테스트에서 드라이버가 탑승할 차량의 엔지니어링과 '신우진' 드라이버의 개인 전담 드라이빙 코치,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 모터스포츠 파크에서 'Z.Speed'팀이 차량들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 모터스포츠 파크에서 'Z.Speed'팀이 차량들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총 사흘 동안 진행 된 테스트는 20시에서 0시까지 진행되는 야간 주행으로 드라이버는 트랙을 제대로 익힐 필요가 있었다.

테스트가 진행되기 하루 전, '조순호' 대표는 미리 차량이 준비되고 있는 개러지에 방문했다. 

'조순호' 대표의 모토는 소방관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인 "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이다. 현장에 먼저 들어가 현장에서 가장 늦게 빠져나온다는 뜻이다.

'조순호' 엔지니어가 부가 전자 장치를 차량 내부 전원 공급원과 연결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엔지니어가 부가 전자 장치를 차량 내부 전원 공급원과 연결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대표가 이런 모토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미리 트랙에 방문해 준비를 철저하게 하기 때문이다.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차량의 셋업 과정을 지켜보고, 드라이버의 시트 피팅을 진행한다. 차량 내부에 텔레메트리, 온-보드 카메라, 통신 장치 같은 전자장치도 장착해야 한다.

트랙에 먼저 방문해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순호' 대표가 하는 일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우진' 드라이버가 '장젠동'의 온보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신우진' 드라이버가 '장젠동'의 온보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드라이버도 테스트 전날, 차량 주행을 준비한다.

같은 서킷은 아니지만, 'Z.Speed' 팀의 프로 드라이버 '장젠동(Zhendong Zhang, 중국)'은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 주행 온보드 영상을 시청하며 간접적으로 차량의 행동력이나 브레이킹 포인트 등을 알아보았다.

'Z.Speed'팀과 함께 진행하는 테스트인만큼 '조순호' 엔지니어는 물론 '신우진' 드라이버도 이번 테스트는 양팀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의 한 코너에 멈춰 연석을 검토하는 '조순호' 엔지니어와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의 한 코너에 멈춰 연석을 검토하는 '조순호' 엔지니어와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테스트 첫날은 트랙 워크를 진행했다. 엔지니어와 드라이버가 함께 동행해 서킷을 돌며 트랙 상태를 관찰하는 시간이다.

드라이버가 이후 세션에서 직접 경험할 트랙이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노면 상태를 파악해 차량을 적절한 상태로 준비할 수 있다.

이날 주행의 가장 큰 목표는 서킷을 외우고 브레이킹 포인트를 파악하고 직접 밟아보며 연석을 이해하는 것이다.

'조순호' 엔지니어가 '신우진' 드라이버와 차량의 폭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엔지니어가 '신우진' 드라이버와 차량의 폭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트랙 워크가 끝은 아니다.

GT3, GT4, TCR 등의 차량은 시중에 판매하는 슈퍼카와 투어링카 등을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포뮬러 카처럼 운전석이 중앙에 있지 않다.

제조사 출신에 따라 다르지만, '신우진' 드라이버가 경험할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은 대한민국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운전석도 왼쪽에 있다.

즉, 드라이버는 코너를 돌 때 차량 오른쪽 측면부까지 거리를 감안해야 한다.

드라이버가 오른쪽으로 선회할 때 연석을 밟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안밟았을 수도 있고, 밟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밟았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드라이버는 차량의 폭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차량 탑승 전 준비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탑승 전 준비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탑승 전 준비운동은 필수다.

고성능 차량은 선회 시 생기는 엄청난 G-Force (중력가속도)를 계속 견뎌야 하며, 브레이크를 밟기 위한 다리 힘과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는 팔 힘에 더불어, 트랙에서의 돌발상황에 대처할 반사 작용을 높히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세션이 시작되기 전에 비가 세차게 내렸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세션이 시작되기 전에 비가 세차게 내렸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말레이시아는 소문답게 날씨가 오락가락 했다.

첫 번째 세션이 시작하기 10분 전, 공교롭게 비가 세차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라이버는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후상황으로 인해 트랙에 나가지 못해도, 추가되는 시간이나 세션은 없기 때문에 잃은 시간 만큼 더 빠르게 적응해 요구되는 랩타임을 내놓아야 한다.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을 준비하는 'Z.Speed' 소속 미캐닉 / 사진 = 이서연 기자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을 준비하는 'Z.Speed' 소속 미캐닉 / 사진 = 이서연 기자

이번 테스트에서 '조순호' 엔지니어는 셋업에 대한 관여를 배제하고 오직 드라이버의 랩타임에만 집중했다.

셋업도 드라이버의 드라이빙 스타일에 따른 변경은 없다. 차량을 처음 경험하는 드라이버에게는 셋업이 어떠하든 빠른 적응력이 요구된다.

테스트는 'Z.Speed' 팀에서 제공한 현대 엘란트라 N TCR로 진행됐다.

'Z.Speed' 팀의 TCR은 지난 11월에 있었던 '2023 TCR 중국 (CTCC)' 마카오 라운드에서 활약했던 레이스카다. 차량의 셋업도 마카오 라운드의 셋업으로 설정돼 있었다.

드라이버는 마카오 서킷에 셋업 된 TCR로 세팡 서킷에서 빨리 적응해야 했다.

차량 탑승을 준비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탑승을 준비하는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이번 테스트는 '신우진' 드라이버 혼자 차량에 탑승하는 것이 아니다.

테스트에 참가하는 국내 드라이버와 해외 드라이버까지, 여러 드라이버들과 차량을 공유하기 때문에,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면 30분 정도의 주행 시간이 있다.

주행을 마치면 차량에서 내려 다른 드라이버에게 칵핏을 넘겨줘야 하고, 다음에 올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테스트는 해가 기운 밤인 20시부터 0시까지 총 4시간 동안 진행됐고 '신우진' 드라이버에게는 하루에 30분 씩 총 3번의 세션이 주어졌다. 

'신우진' 드라이버가 트랙을 주행할 때는 피트월에서 소통을 하며 차량을 관찰한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신우진' 드라이버가 트랙을 주행할 때는 피트월에서 소통을 하며 차량을 관찰한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신우진' 드라이버의 트랙 주행이 시작되면, '조순호' 엔지니어의 다른 임무도 시작된다.

레이스 엔지니어로써, 드라이버와 원격 소통을 진행하며 랩타임을 재고 본격적인 드라이버 테스트에 들어간다.

'신우진' 드라이버가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신우진' 드라이버가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첫째 날은 드라이버로 하여금 차량과 서킷 모두 처음 겪는 경험이기에 엔지니어와 팀에서 요구하는 랩타임을 내긴 어려웠다.

노면마저 젖어 있어 첫째날은 서킷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정도로 테스트가 마무리 됐다. 

둘째날 세션을 준비하는 '조순호' 엔지니어와 출격을 대기중인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둘째날 세션을 준비하는 '조순호' 엔지니어와 출격을 대기중인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둘째 날은 노면이 마른 상태에서 진행됐다. 

둘째 날부터 엔지니어는 드라이버에게 본격적으로 랩타임 단축을 요구한다. 이 테스트는 차량 주행 데이터 수집이나 차량 성능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기에 '조순호' 엔지니어는 '랩타임'과 코스 공략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배정된 '미쉐린' 타이어의 마모도를 체크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배정된 '미쉐린' 타이어의 마모도를 체크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셋업은 만지지 못하더라도, 랩타임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은 타이어다. 타이어의 마모도, 공기압 등에 따라 랩타임은 충분히 변동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조순호' 엔지니어는 차량 셋업 보다는 배정된 타이어를 골라 마모도를 확인하고 장착 위치를 변경하는 등, 드라이버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랩타임을 내볼 수 있도록 했다.  

'Z.Speed'팀 미캐닉이 '신우진' 차량의 공기압을 체크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Z.Speed'팀 미캐닉이 '신우진' 차량의 공기압을 체크하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을 피트아웃 시킬 때와 주행이 끝나고 피트인 시 타이어의 공기압은 달라진다.

이상기체 법칙에 따라 주행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으로 타이어 내부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공기압도 올라간다.

'조순호' 엔지니어는 차량과 타이어의 데이터 체크를 위해 차량 피트인 시 타이어 공기압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현대 엘란트라 N TCR' 차량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의 데이터는 내부에 장착되어 있는 텔레메트리에 모두 저장된다.

'조순호' 엔지니어는 '신우진' 드라이버의 트랙 주행이 끝나고 피트인을 할때마다 데이터를 추출하고 체크했다.

차량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온-보드 영상을 보며 개선점을 제시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차량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온-보드 영상을 보며 개선점을 제시하는 '조순호' 엔지니어 / 사진 = 이서연 기자

엔지니어는 드라이버와 30분 정도의 각 세션이 종료되면, 온보드 영상과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함께 확인해, 어디서 랩타임을 개선할 수 있을지를 의논한다.

드라이버는 엔지니어의 멘토링을 토대로, 다음 세션에서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조순호' 엔지니어와 '신우진' 드라이버가 피트인할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엔지니어와 '신우진' 드라이버가 피트인할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둘째 날에 랩타임 단축을 보였던 '신우진' 드라이버와 '조순호' 엔지니어는 마지막 테스트 날인 셋째 날에도 같은 목표를 바라봤다.

본격적인 '랩타임 단축'이다.

첫째 날에는 트랙 파악과 적응,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랩타임 단축과 '푸시'가 목적이었고,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셋째 날도 둘째 날과 비슷하게 진행됐다.

'신우진' 드라이버가 주행하는 '현대 엘란트라 N TCR' / 사진 = 이서연 기자
'신우진' 드라이버가 주행하는 '현대 엘란트라 N TCR' / 사진 = 이서연 기자

테스트 드라이버는 최대한 많은 세션에 참가하고 '조순호' 엔지니어와 함께 데이터를 확인하며, 랩타임 단축에 힘썼다.

기어박스 이슈로 피트인 한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기어박스 이슈로 피트인 한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모터스포츠는 예상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이번 테스트에도 변수는 발생했다.

'신우진' 드라이버의 랩타임은 느려졌고, 결국 무전으로 기어박스 이상을 보고했다.

피트인 후 확인해보니 차량의 대시보드에 에러 메시지가 다수 떠 있었고, 기어박스 소프트웨어 이슈로 결국 차량은 개러지로 입고됐다.

'조순호' 엔지니어는 첫째 날부터 셋째 날 테스트가 끝나기 직전까지 엔지니어 코칭을 진행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엔지니어는 첫째 날부터 셋째 날 테스트가 끝나기 직전까지 엔지니어 코칭을 진행했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셋째 날 후반부에 생긴 이슈로 인해 '신우진' 드라이버가 다시 트랙을 밟는 건 어렵다고 예상됐다.

하지만, 'Z.Speed'와 조순호 엔지니어의 적절한 대처로 차량 수리가 빠르게 진행됐고, 테스트 드라이버는 셋째 날 마지막 세션에 다시 한 번 나가기로 했다.

'조순호' 엔지니어는 테스트 1일 차부터 테스트 3일 차 마지막 세션까지 '신우진' 드라이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선 사항들을 체크해주며 최고의 전담 코칭을 보였다.

테스트 드라이버가 마지막으로 피트아웃을 하는 모습이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테스트 드라이버가 마지막으로 피트아웃을 하는 모습이다. / 사진 = 이서연 기자

마지막 세션이었기 때문에 해당 차량은 '미쉐린'이 아닌 '사일룬' 제조사의 새 타이어를 장착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0시에 체커기가 내려오기 전 또 한 번 차량 이슈가 일어났고, 결국 종료 몇 분을 앞두고 피트에 들어왔다.

'조순호' 대표와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대표와 '신우진' 드라이버 / 사진 = 이서연 기자

'조순호' 엔지니어와 '신우진' 드라이버는 3일 간 드라이버 테스트를 진행했다. 

'조순호' 대표의 국내외 레이스 경험과 해외 파트너 팀 덕분에 테스트 드라이버는 파트너 팀의 차량 제공부터 시작해 차량 셋업과 팀의 데이터를 비롯한 지원 등을 모두 받아볼 수 있었다.

'Z.Speed' 팀은 'TCR 중국(CTCC)', 'TCR 아시아', '포르쉐 카레라 컵 아시아' 등에 출전하는 중국을 거점으로 한 대형 커스터머 팀이기 때문에 해당 팀과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조순호' 대표는 신우진 드라이버에 대해 "현대 N 페스티벌에서 기록을 냈던 드라이버고, 데이터를 봤을 때 가능성이 보였다. 드라이버도 대형 제조사의 차량을 타고 해외 진출을 바라는 의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마주한 서킷과 레이스카로 인해 어려웠던 드라이버의 상황에 대해 "TCR 차량은 신우진 드라이버가 탔던 차량들에 비해 스로틀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유압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노면 상태가 매우 오락가락했고, 익숙한 레이스카가 아니었기 때문에 드라이버가 적응에 있어 조금 어려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스그래프'의 소유주 겸 엔지니어, 조순호 대표 / 사진 출처 = 레이스그래프
'레이스그래프'의 소유주 겸 엔지니어, 조순호 대표 / 사진 출처 = 레이스그래프

또한, "이번 테스트는 영 드라이버가 프로페셔널 드라이버로 되기 위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엔 유럽 등 해외에 비해 엔지니어가 드라이버를 컨트롤하고 리드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지 않다. 이런 환경이 드라이버에게도 처음이고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하며 "TCR 차량 같은 완성도 높은 차량을 한 번 경험해 보면, 한국에서 타던 어떤 레이스카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우진 드라이버는 그런 면에서 국제적인 표준과 기준에 눈을 뜬 것 같다"며 국내 레이스용 차량들의 성능에 아쉬움을 전했다.

이번 테스트는 한국의 레이스그래프와 중국 Z.Speed의 합동 드라이버 테스트인 만큼 'TCR 내셔널 시리즈'와 '컨티넨탈 시리즈' 등을 염두하며 진행됐다. 

특히, TCR을 넘어선 상위 클래스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와 'GT3 시리즈' 등 해외 레이스에는 도전할 레이스 카테고리가 많다.

이번 테스트는 '신우진' 드라이버 외에도 여러 한국 드라이버들이 참가했고, 메인으로 3일 연속 테스트를 가진 '신우진' 드라이버의 기록이 가장 빨랐다. 

새 타이어를 장착하고 주행한 마지막 세션에선 중국 프로 드라이버와의 랩타임 격차가 1초 내로 들어올 만큼 기록이 단축되기도 했다. 

첫 데뷔 무대인 2023 시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에서 4번 연속 시상대에 오른 레이스그래프 / 사진 출처 = 레이스그래프
첫 데뷔 무대인 2023 시즌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에서 4번 연속 시상대에 오른 레이스그래프 / 사진 출처 = 레이스그래프

조순호 대표는 "이번 테스트는 본인의 레이스 커리어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고 말하며 "보통은 레이스카 테스트를 받아보고, 레이스카가 어떤 것인지, 본인에게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해외 출전 시리즈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에는 이런 문화가 없다. 때문에 자력으로 해외 레이스에 도전할 드라이버가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계기를 통해 많은 한국인 드라이버가 해외에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말했다.

조순호 대표는 덧붙여 "레이스그래프를 가교(브릿지)가 되어 국내 드라이버의 해외 진출을 비롯해 해외의 수준 높은 클래스, 경기 운영, 수준 높은 대회에서 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바램이 있다. 더불어 많은 드라이버가 국제화 된 기준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응원했다. 

 

[2024 레이스그래프 x Z.Speed 현지 동행취재 =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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