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 3·4분기 실적에 세타2GDI 등 일부 엔진 결함에 대한 품질 충당금 약 3조4,000억원을 반영한다. 그동안 품질 문제가 제기된 해당 엔진들에 대해 지난해 평생보증을 선택한 후 예상보다 제품 교환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격적인 이번 충당금 반영 결정을 두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묵은 때를 털고 가는’ 정공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이 지난주 회장에 취임하면서 고객과 품질을 주요 화두로 던진 만큼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19일 오후 품질 관련 기업설명회를 열고 올 3·4분기 실적에 세타2GDI 등 일부 엔진의 품질비용(충당금)으로 현대차(005380) 2조1,300억원, 기아차 1조2,600억원을 반영한다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의 세타2GDI 엔진 관련 충당금 반영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8년 3·4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 기아차 1,600억원), 지난해 3·4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 기아차 3,100억원)을 이 엔진의 품질 관련 비용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증연장이 아닌 평생보증을 약속하면서 차량 운행기간 재산정이 필요해졌고 엔진 교환율도 예측을 넘어서면서 세 번째 품질비용 산정이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아온 세타2GDI 엔진 품질 이슈가 오는 2037년까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식 차량을 평생보증할 경우 폐차까지의 예상 기간을 19년6개월로 적용한 계산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품질비용 처리에 대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시장과 소통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타2GDI 엔진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발화 위험과 관련해 집단소송이 제기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GDI 엔진 외에도 세타2 MPI·HEV, 감마, 누우 엔진 등에 대해 선제적으로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소프트웨어(KSDS)’ 장착 캠페인을 벌이기로 하면서 추가 충당금이 늘어났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코나 전기차 화재 관련 비용은 이르면 올해 4·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향후 유사한 비용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을 관리하고 비용 예측에 대한 정확도 또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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