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개발한 AP 기린 990. 미국 무역 제재로 사실상 양산이 불가능해졌다. 제공=화웨이
화웨이가 개발한 AP 기린 990. 미국 무역 제재로 사실상 양산이 불가능해졌다. / 제공=화웨이

화웨이가 여전히 ‘반도체 굴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CEO는 지난 17일 중국 과학원을 방문했다.

런 CEO는 중국과학원 전문가와 기초 연구 및 핵심 기술 개발을 논의하며, 중국과학원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앞서 런 CEO는 중국 대학 4곳을 찾아 인재 양성 중요성을 당부한 바 있다. 불과 몇주만에 다시 한 번 연구기관을 찾은 것.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미국 무역 제재로 반도체 개발 뿐 아니라 수입까지도 할 수 없게 된 상황, 국내에서 생존을 위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을 1억9200만대 생산하겠지만, 내년에는 5900만대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당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기린을 대만 TSMC에 수주하고, 메모리 반도체는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수입했다.

올 초 미국이 무역 제재를 강화하면서 TSMC와 거래를 할 수 없게된데 이어, 최근 추가 제재로 국외 법인을 통해 수입하던 메모리 반도체 물량까지 끊기게 됐다.

그러나 화웨이가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기술이 주요국들보다 빨라도 2~3년, 늦으면 5년 이상 뒤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는 현지 업체 SMIC가 여전히 20나노 수준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D램도 YMTC 등이 올해 10나노대 진입을 예고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 64단 낸드플래시가 양산 단계에 있긴 하지만, 아직 상용화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내부 비리도 터졌다. 1280억위안(한화 약 22조원)이 투자된 HSMC가 사기로 밝혀진 것. 네덜란드 ASML로부터 극자외선(EUV) 장비까지 사들였지만, 현재 은행에 압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가 다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취와 미국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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