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대출 규제, 높은 집값과 청약 문턱...서울서 내 집 마련 어려워

 

“서울 집값이 너무 높은데 대출도 안 나오고, 청약 당첨도 하늘의 별 따기라...그냥 인근 경기도권에서 신혼집을 알아보려고요" (결혼을 앞둔 30대 신혼부부).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3040세대 수가 6만 명을 넘어섰다.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강한 규제와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서울 집값이 원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혼부부 등을 위한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16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3040세대 순이동자수는 6만 1,429명으로 조사됐다. 2017년 4만 6066명 이동한 수보다 33.34% 증가했다.
6만 명이 넘어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2002년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3040세대 수는 6만 2050명이었다.


전문가는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가해진 주택 규제와 더불어 서울 지역 중심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젊은 세대들의 탈서울화를 다시 가속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집값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각종 규제로 대출 한도는 낮아지고, 청약 문턱은 높아지자 인근 경기도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2017년과 2018년 사이 집값 상승률은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114시세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20.92%(3.3㎡당 2,184만→2,641만원)로 조사됐다. ▲2013년~2014년 2.58%(3.3㎡당 1,629만→1,671만) ▲2014~2015년 6.22%(3.3㎡당 1,671만→1,775만원) ▲2015년~2016년 9.01%(3.3㎡당 1,775만→1,935만원) ▲2016년~2017년 12.87% (3.3㎡당 1,935만→2,184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정부 규제는 더욱 강해졌다. 정부는 서울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40%로 제한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이 60%에서 40%로 낮아졌다.


과거에는 현금이 많지 않더라도, 기존 아파트의 경우 매매시세의 70%를 대출 받을 수 있었다. 청약은 계약금 10% 정도만 있으면 가능했다. 하지만 LTV가 가격의 절반 이하로 낮아지면서 현금이 없는 3040세대들의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권 아파트로 3040세대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 대부분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서울보다 낮은 집값으로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 신규 아파트는 인기를 끌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경기도에서 분양한 총 20개 단지(민간분양 기준) 중 청약경쟁률 상위 5위안에 드는 단지는 모두 서울과 맞닿은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구와 맞닿은 경기 하남시에서 분양한 '위례포레자이(133.33대 1)', '힐스테이트북위례(77.28대 1)',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와 맞닿은 경기 구리시에서 분양한 '한양수자인구리역(10.53대 1), 서울 강남구와 인접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분양한 '분당지웰푸르지오(8.81대 1)',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분양한 '수지스카이뷰푸르지오(7.99대 1)' 등이다.


업계전문가는 "앞으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이 선호되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신도시 및 택지지구들은 서울의 주요 지역인 광화문, 강남 등으로의 출퇴근이 편리하고, 집값은 서울보다 훨씬 저렴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전망이고 특히, 이들 지역은 GTX건설 및 도로개선 사업 등 개발호재들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프리미엄 역시 기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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