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중고차 매매시장을 믿지 못하고 있고, 6명은 현대차와 같은 국내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80.5%는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혼탁하며 낙후됐다고 인식했다. 중고차 시장이 투명하거나 선진화됐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1.8%에 그쳤다.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답한 소비자들은 가격산정 불신(31.3%),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과 사고이력 등에 따른 피해(25.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사후관리(AS)에 대한 불안(6.2%)과 중고차 매매업 관련 제도 미비와 감독 소홀(6.1%)이라고 답한 소비자도 있었다.

반면, 중고차 시장이 투명하거나 선진화됐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은 사고이력 등 정보 접근 용이(31.4%), 중고차 시장 관련 제도 정비 등(18.6%), 체계적 중고차 매매단지(18.6%) 등을 이유로 꼽았다.

중고차 시장에 국내 완성차 대기업의 진입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긍정(40.3%), 다소 긍정(23.1%), 보통(22.0%), 다소 부정(6.0%), 매우 부정(8.6%) 순으로 조사됐다. 완성차 대기업 진입을 찬성하는 소비자(63.4%)가 반대하는 소비자(14.6%)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성능·품질 안전과 구매 후 관리 양호(41.6%), 허위매물 등 기존 문제점 해결 기대(41.4%) 등에 대한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어 대기업에 대한 신뢰(7.4%), 제조사 인증 중고차 이용 가능(6.6%), 합리적 중고차 가격(3.0%) 등의 순이었다.

완성차 대기업 참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기존 매매업자 보호(54.8%), 중고차 가격상승 우려(23.3%), 규제로 중고차 시장 문제 해결(15.1%) 등을 우려했다.

제조사 판매 인증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에만 허용된 제조사 인증중고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일반 중고차 매매업체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이 절반(48.0%)에 달했다.

수입차에만 인증중고차를 허용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응답은 23.8%였다. 이어 고가의 인증중고차 불필요(17.9%), 제조사 인증중고차도 불신(7.2%), 국산 인증중고차 불필요(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고차 소비자 인식 조사 당시보다 올해 결과가 더 악화됐다”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누적된 소비자들의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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