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처음 개발한 낸드 플래시. 제공=SK하이닉스
하이닉스가 처음 개발한 낸드 플래시.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오랜 숙원을 풀게됐다.

SK하이닉스는 하이닉스였던 2004년 처음 낸드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유럽 ST마이크로와 전략 제휴를 통해 120나노급 공정으로 512Mb급으로 만들었다. ‘플래시 사업본부’에서 만들어낸 성과다.

당시 낸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이미 자리 잡은 업체들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가 60%, 도시바가 30%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래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07년 세계최초로 24단 초박형 멀티칩패키지(MCP)를 개발해낸 것. 수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다소 난관을 겪긴 했지만, 청주사업장에 M11 공장을 기공하는 등 생산능력 제고에도 큰 힘을 기울였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D 낸드 플래시.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D 낸드 플래시. 제공=SK하이닉스

2008년에는 3중셀 기술 기반 32Gb 낸드 및 세계 최초 8단 적층 낸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2010년에는 20나노급 64Gb 낸드까지 개발해냈다.

이를 통해 점유율을 8.3%로 높이면서 4위 업체로 성장하기까지했다.

2012년에는 큰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다. SK텔레콤에 인수가 결정된 것. 미국 컨트롤러 회사인 LAMD까지 인수하며 낸드 경쟁력 강화에도 가속을 붙였다. 이를 통해 같은해 일반 소비자용 SSD를 출시하는 성과도 거뒀다.

같은해 4분기에는 흑자전환도 이뤄냈다. 2013년에는 16나노 낸드 양산 구축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까지 기록했다.

2017년은 72단 3D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한 해다. 종전까지 삼성전자가 적층 부문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냈지만, 하이닉스도 결국 양산에 성공하면서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같은 해 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도시바 메모리 인수까지 타진했다. 비록 결과적으로 컨소시움을 통한 지분투자에 그쳤지만, 낸드 경쟁력 강화 의지를 드러낸 순간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개발한 4D 낸드.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개발한 4D 낸드. 제공=SK하이닉스

2018년에는 96단 4D 개발에 성공하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4D는 셀을 적층하는 것뿐 아니라, 주변부 회로도 셀 아래에 심어 면적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가 유일하다.

하이닉스는 내년 인텔 메모리 사업을 인수하면서 낸드 부문 매출 비중을 20% 수준에서 40% 수준까지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D램 편중 사업 구조를 해소해 가격 변동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는 비메모리 부문 육성도 이어갈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최근 자회사 시스템아이씨를 설립해 파운드리를 운영중이며, 국내에서도 일부 공정을 CIS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을 인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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