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중국 다롄 팹. /인텔
인텔 중국 다롄 팹. /인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했다. 10조원 규모 ‘빅딜’. SK하이닉스의 오랜 숙원도 해소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을 10조3000억원으로 사들이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은 중국 다롄의 팹을 포함해 연구·개발 시설과 SSD 등을 포함한다. 차세대 메모리인 옵테인 사업부는 제외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낸드 시장 2위로 훌쩍 뛰어오르게 됐다. 옴디아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2분기 점유율은 11.4%, 인텔(11.5%)과 합치면 22.9%가 된다. 종전에 2위였던 키옥시아(17.3%)를 넘어서는 수치다. 삼성전자(33.8%)와의 격차도 크게 줄인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낸드 사업은 다소 늦은 시작으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도 D램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한다.

인텔을 인수하면서는 60:40 정도로 안정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인텔이 지난해 서울에서 낸드플래시 144단 양산을 발표하는 모습. /인텔
인텔이 지난해 서울에서 낸드플래시 144단 양산을 발표하는 모습. /인텔

특히 성장이 가파른 SSD 시장과 솔루션 부문에서 경쟁력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하이닉스는 컨트롤러 등 기술력 때문에 eSSD 등 시장에서 큰 힘을 내지 못했다. 반면 인텔은 SSD 시장 2위로 국제 표준을 주도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뽐내왔다.

이번 투자가 10조원 가치가 있을지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이닉스가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긴 했지만, 인텔의 낸드 사업에 대한 의문과 함께 낸드 자체가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추격도 우려되는 상황 중 하나다.

다만 아직까지는 낸드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라는 점, 중국 반도체 굴기가 미국 무역 제재에 주춤하고 있다는 점 등은 호재로 평가된다.

아울러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인 옵테인에서도 여전히 낸드 비중을 높게 보고 있는 만큼, 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로 진입하는데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목표는 기업가치 100조원이다. 일단 이날 코스피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60조원 규모. 아직 격차가 크다. 다만 미래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한편 인텔은 앞으로 메모리 부문 대신 비메모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AMD와 ARM 등에 추격당하면서 비메모리 1위 지위를 위협당하는 상황, CPU 뿐 아니라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기술에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밥 스완 최고경영자는 "인텔이 쌓아온 낸드 메모리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텔은 인텔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 고객과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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