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비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4,000~5,000여건의 자동차 침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고차 구매를 계획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침수차량은 외관상 사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매매 과정에서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4일 오전9시까지 12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및 차량 낙하물 피해 접수 건수는 총 4,412건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사고 접수를 하지 않았거나 침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기차량손해담보 미가입으로 면책대상에 해당하는 사고 차량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침수 사고 이후 수리나 세탁 과정을 거쳐 중고 시장으로 나오는 차량이 많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보상한도 내에서 수리비용을 지급하지만 수리비용이 차량 가치를 넘어서는 경우 ‘전손 보험사고’로 처리하고 차량을 폐차한다.

그러나 일부는 관리 부실로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 침수 사실을 감추고 중고차를 매매하는 경우에 대비해 보험개발원은 자동차 사고이력 검색 서비스인 카히스토리에서 무료로 침수차량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량번호 혹은 차대번호를 입력하면 침수차량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카히스토리에서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보험회사에 사고 발생 사실이 신고되지 않았거나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되지 않은 경우다. 따라서 카히스토리에서 침수차량으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장마철 이후 중고차를 구매한다면 정비업체를 통해 사전점검을 받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침수 피해를 입은 운전자라면 자동차보험으로 수리비 등을 보상받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보통 자기차량손해담보를 특약으로 가입했다면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리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침수 피해 보상이 가능한 경우는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가 침수 피해를 당한 경우, 태풍·홍수 등으로 인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 등이 해당된다.

다만 보험 가입 시 ‘차량단독사고 보상 제외’ 항목을 택했다면 면책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 운전자가 창문이나 문·선루프 등을 열어둔 상태에서 침수된 경우, 운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운전자 과실로 보고 일부만 보상하거나 전액 보상하지 않는다.

손보사가 지급하는 보상금은 자동차가 침수되기 전 상태로 원상복구 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한정되는데 특히 가입 시 보상한도를 정했다면 보상한도 이내에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나 수리비가 차량가를 넘는 경우에는 침수 피해 당시 차량 가액을 전손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차량 침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실무적으로 차량 내 콘솔박스가 잠긴 경우 침수로 판단한다.

차량 침수 피해를 막으려면 호우경보가 발령된 때는 침수 예상지역을 피해 주차하고 운행 중 도로에 물이 차오른다면 기어를 1단이나 2단에 두고 저속(시속 10~20㎞)으로 통과해야 한다.

또, 물 속에서 차가 멈췄다면 시동을 걸지 말고 즉시 피신해 보험사에 견인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미디어룩(MediaLoo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