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후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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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지구의 벗, 독일 우르게발드, 기후행동네트워크 등 36개 국제환경단체들이 KDB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공적 금융기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이후 구제금융 계획에 기후변화대응과 저탄소 산업 투자를 최우선으로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14일 기후송류션에 따르면 이들은 “화석연료 사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사양산업에 접어든 사업”이라며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지원확대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한국 수출신용기관의 자금지원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지구의 벗”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OECD 국가 중 해외석탄사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며, 한국의 수출신용기관들은 2016-2018년 기간 동안 연평균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해외석탄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이후 이뤄진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국내 수출신용기관의 구제금융 및 지원도 많은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 석탄화력발전설비를 주로 생산해왔던 두산중공업에 유동성 위기가 닥쳐 KDB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개월 사이에 3.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자금지원의 타당성에 문제제기를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30일 한국전력(이하 “한전) 임시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자와 9, 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투자가 승인됨에 따라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KDB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 국내 수출신용기관의 자금지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나아가 한전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붕앙-2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추진될 경우 8,000억원에 달하는 수출입은행의 공적자금이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국제환경단체들은 서한을 통해 “현재 수출신용기관의 구제금융 계획에 아직 녹색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들은 되려 화석연료를 비롯해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은 채무확대, 기후위기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수출신용기관들의 코로나-19 대응은 파리협정의 목표에 발맞춰 기후목표를 지키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저탄소 산업에 대한 투자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트 디안젤리스(Kate DeAngelis) 미국 ‘지구의 벗’ 선임국제정책분석가는 “전세계 수출신용기관들은 매년 미화 400억달러(한화 47조)에 달하는 자금을 화석연료 산업에 제공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수출신용기관들은 인류와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전환을 위한 새로운 길을 선택할 기회가 생겼다”고 강조하며 화석연료를 벗어나 저탄소 산업의 투자를 촉진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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