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이스타항공
제공=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안팎으로 내홍에 빠졌다. 인수 작업 중인 제주항공이 선결조건을 요구한 가운데, 노노 갈등까지 발발하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근로자대표단의 임금 반납 동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지난 10일 이와 관련한 투표를 진행해 42% 참가로 75% 찬성을 얻어낸 후다.

문제는 조종사노조 소속 직원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조종사노조는 인력 감축 중단이나 고용 유지 등을 명확히 전제한 뒤에 임금 반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제주항공이 인수할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이익을 챙겨갈 수 있다는 이유다.

사측은 단지 노동자들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말을 기해 노조원 10여명이 사측에 동의를 표하면서 탈퇴에 나서기도 했다.

노노갈등이 첨예해진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1600명이 부문별로 대표를 선임해 근로자대표단을 구성한 가운데, 운항 승무원 220여명은 조종사노조로 입장차를 드러내왔다.

조종사노조는 지난 4월 민주노총에 가입해 투쟁을 이어가며 이상직 의원을 향한 책임을 요구하는 등 사내 폭로와 함께, 제주항공 인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스타항공이 내부에서 갈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주항공의 요구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15일까지 미지급금 1700억원을 줄이라는 등 인수에 대한 선결조건을 내건 상태다. 이행하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조건을 내걸었다고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도 제주항공의 요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의 차이에 따른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사측은 인수를 위해 선결 조건을 해결하려는 반면, 조종사노조는 불가능하다는 예상으로 구조조정을 막는 등 내부 해결에 무게를 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책임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인수 의지를 확고히 해야 이스타항공 문제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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