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타워. 미디어룩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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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도 정기 공채를 폐지한다. 취업 시장 수시 채용이 재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LG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연중 상시 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신입사원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하고, 인적성 검사를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개혁도 추진한다.

LG는 이를 통해 1년 이내 퇴사율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원자들도 필요한 스펙에 집중할 수 있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KT 등도 지난해부터 정기 채용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대신, 수시 채용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해왔다.

표면적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 강화다. 기계적으로 신입 사원을 대거 채용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것.

시대 변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과거에는 공채 기수를 중심으로한 위계질서를 중시했지만, 수시 채용을 통해 조직력 보다는 개인 업무 역량에 중심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도 수시 채용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대규모 시험을 치러야 하는 공개 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다.

단, 일각에서는 채용 규모를 줄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기 공채는 채용 규모가 명확하게 발표되지만, 수시 채용은 연말까지 최대 규모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채용 규모를 줄여도 다음해에 채용을 확대하겠다며 면피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은 채용 규모가 수시 채용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수시 채용이 더 늘어나면 자연스레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경력직 우대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수시 채용의 경우 특정 직군에 대해서 선발하는데, 신입보다는 관련 경력이 있는 지원자가 훨씬 유리하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채용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채용 규모를 줄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여러 업무가 간소화되고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일자리가 줄어들 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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