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3개월 연속 2만대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들은 불매운동과 신차 출시 부재 등 영향으로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2만3272대로 집계됐다. 전월(2만2945대) 대비로도 1.4% 소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체 판매량은 지난 3월(2만304대) 올해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한 이후 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2만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1~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0만886대로 전년 같은기간(8만9928대)와 비교해 12.2% 늘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전달(4월)에 이어 독일차 브랜들이 상위 1~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독일차 브랜드 4곳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63.8%에 육박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65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7.5% 판매량이 늘었다. 벤츠는 주력 모델 E클래스가 전체 판매를 견인했다. E300 4MATIC은 1014대 판매되며 5월 수입차 전체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2위 BMW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907대 판매를 기록하며 완전히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벤츠와의 누적 판매 격차도 7000대 수준으로 좁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나란히 인증과 물량 문제 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을 겪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2178대, 1217대로 3,4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티구안 2.0TDI는 655대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이밖에 쉐보레가 1145대로 5위에 올랐고, 지난해 1만대 클럽에 처음 가입한 볼보(1096대)와 포르쉐(1037대)도 나란히 월별 판매 1000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포르쉐는 전년 동기(210대)와 비교해 393.8% 판매가 늘어나는 등 성장세가 뚜렷했다.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3월부터 이달까지 다시 적용하면서 소비진작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브랜드들도 신차 출시와 함께 개소세 인하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반면, 일본차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차 브랜드 5곳 합산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1% 급감한 1672대로 집계됐다.

렉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49.2% 판매가 줄며 796대를 판매에 그쳤고, 토요타 역시 485대로 전년 대비 61.8% 판매량이 감소했다. 16년만에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한 한국닛산의 닛산과 인피니티도 각각 23.7%, 69.4% 줄었다. 혼다(169대)는 86% 판매가 급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불매운동 여파에 최근 한국닛산의 철수 소식 등이 겹쳐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닛산의 철수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과거 일본차 브랜드들의 진출과 철수가 반복됐던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차 출시가 미진한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이 연식변경 모델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한편, 초고가 브랜드들 역시 올해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지난달에만 31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5대)와 비교하면 6배 수준이다. 롤스로이스도 전년 동기 대비 41.7% 늘어난 17대 판매됐고, 벤틀리 역시 전년 동기 2배 수준인 15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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