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금융위기 당시 불안심리를 이겨낸 마케팅으로 주목받았던 '실직자 보호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한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을 위한 조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과 제네시스 미국법인(GMA)은 이달 14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한 신규 고객들 가운데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간 할부금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이번 프로그램(Hyundai Assurance Job Loss Protection Program) 시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불확실한 경영, 재무환경에 영향을 받는 고객들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본부장은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이해하고 있으며, (과거) 고객들을 지원했던 현대차의 프로그램을 다시 활용하고 싶었다"며 "지금처럼 전례없는 시기에 만약 고객들의 고용 상태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긴다면, 실직자 보호 프로그램이 그들의 걱정 중 하나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실직자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자사의 차량을 구매하고 12개월내에 실직하면 환불해주는 정책을 실시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누구나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지난 2008년 40만1702대에서 2009년 43만5064대, 2010년 53만8228대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다음달 30일까지 신규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도 요청에 따라 최대 90일간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준다고 설명했다. 대상 차종은 싼타페와 투싼, 엘란트라, 코나, 베뉴, 액센트 등이다. 제네시스 미국법인 또한 내달 30일까지 자사의 금융프로그램을 이용해 2019년형 G70을 구매하면 할부금 납부를 최대 90일간 연기해준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주력 차종들에 대한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6월 말까지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한 가운데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코나, 싼타페 등 주력 모델들을 최대 7% 할인 판매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경우에는 1.25~2.50%의 낮은 할부금리를 적용하고 차량 재구매시 100만원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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