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이 한국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일부 부품을 중국에서 공급 받는 국내 완성차업체 특성 상 수급이 원활치 않아 차량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산 인기모델을 이번달 계약할 경우 약 8개월 뒤에나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받지 못 하며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업체들 모두 셧다운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으로, 차량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와이어링 하니스를 깔고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얹어 조립하는 구조다.

자동차 업체들은 대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며 국내 공장에서는 재고를 통상 1주일치 정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모델·트림(등급)에 따라 배선 구조가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불가능하고, 종류가 많아 관리가 어려워서다.

현대차는 라인가동 중단을 두고 3일 노사협의를 했다. 노사합의가 이뤄지면 당장 4일 오후부터 5공장 제네시스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번주 말부턴 팰리세이드 등 인기 차종부터 시작해서 이번주 말께면 대부분 차종이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하는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 등 1차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주요 부품을 받지 못하며 현대차는 차량 생산이 ㅇ렵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사태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3일 오후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기아차도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감축했다. 기아차 역시 시간차는 있더라도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하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이번주 중에는 공장 가동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가동중단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국GM도 지난 주말 국내공장에서 예정했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한국GM 관계자는 "꼭 와이어링 하니스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생산속도 조절이 필요해 취한 조치였다. 이번주까지 공장은 정상가동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설 연휴 후 공장 가동을 다른 업체보다 이틀 늦게 재개했다.

쌍용차는 4∼12일 평택공장 문을 닫는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함에 따라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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