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제만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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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잡히질 않고, 중산층이 연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을 모아야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현실에 서울 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낮은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기는 탈서울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약 6만 5000여 가구로 이 중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경기도 김포로 집계됐다.

서울 거주자가 많이 이전하는 지역들은 대부분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거나 교통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김포나 남양주의 경우 최근 지하철 연장이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계획 등의 여러 개발호재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서울 거주자가 사들인 경기도 아파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달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아파트매입거주지별 통계와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입한 김포시의 경우 올해에만 아파트 가격이 0.1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포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 1월에만 해도 3.3㎡당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이 1058만원이었지만, 8월에는 1056만원으로 하락했다. 두 번째로 서울 거주자가 많이 매입한 남양주시의 경우 같은 기간 3.3㎡당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이 1092.4만원에서 1095.7만원으로 올라 0.30% 상승했고, 용인시 아파트는 1445.8만원에서 1433.6만원으로 0.84% 하락했다.

이처럼 지역 간의 상반된 분위기는 아파트 실거래가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해 있는 ‘수기마을 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84.85㎡의 경우 올해 1월에만 해도 5억 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8월에는 5억 500만원에 거래되면서 8개월 만에 2500만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용인시 서천동에 위치하는 ‘서천마을휴먼시아1단지’의 전용 84.9㎡도 올해 1월에만 해도 3억 3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 9월에는 3억 1800만원에 거래되면서 1200만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남양주시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에 위치해 있는 ‘한화 꿈에그린’ 전용 84.9㎡는 지난 1월 4억 1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8월에는 4억 5000만원에 거래돼 4000만원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 규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수요자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되는 만큼, 경기도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도 내에서도 서울 접근성과 교통개발 진행속도에 따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거주자가 많이 매입한 경기도 지역 내 상위 10위 안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 가장 높은 곳은 부천시로 올해 1월 3.3㎡당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이 1323.6만원에서 1358만원으로 올라 2.6% 상승했다. 반면, 시흥시의 경우 같은 기간 1047.5만원에서 1016.9만원으로 2.9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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