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초, 1000분의 1초의 차이로 갈린 예선 기록만큼 치열했던 결승전
후반기 금호타이어의 무서운 기세를 예고하다

슈퍼레이스 5라운드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에서 우승한 서한GP 장현진(중앙), 2위 엑스타레이싱 정의철(좌), 3위 CJ로지스틱스레이싱팀 황진우(우) 사진 = 김정주 기자
슈퍼레이스 5라운드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에서 우승한 서한GP 장현진(중앙), 2위 엑스타레이싱 정의철(좌), 3위 CJ로지스틱스레이싱팀 황진우(우) 사진 = 김정주 기자

지난 4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개최된 2019 슈퍼레이스 5라운드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 ASA 6000 클래스에서 예선 0.001초 차이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서한GP 장현진이 가장 먼저 체커를 받으며 폴투윈을 거머줬다. 오랜만에 상위권에 모습을 드러낸 엑스타레이싱 정의철은 경기 초반 빠르게 장현진을 추월하며 선두에 나섰지만 경기 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며 아쉽게 2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고, 3위를 차지한 CJ로지스틱스레이싱팀 황진우 역시 오랜만에 상위권 등장에 장현진을 무섭게 압박했지만 추월에는 실패하며 3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 시상대를 장식한 서한GP 장현진, 엑스타레이싱 정의철, CJ로지스틱스레이싱팀 황진우를 입상자 기자회견에서 만났다.

 

장현진 : 스톡카 출전하면서 작년 인제, 용인에서 각기 우승했고, 이제 영암에서 우승도 해야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우승이란 값진 선물을 받아 기분이 좋다. 너무나 뜨거운 폭염 속에 팀원들이 흘린 땀이 어마어마했다. 김용석 부회장님도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함께 땀을 흘리며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어제 예선을 지나 오늘 결승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따라주어 이렇게 우승을 거두게 되니 기분이 묘하게 느껴진다.

 

정의철 : 어제 예선만큼이나 결승도 매우 아쉬웠던 경기다. 한편으론 개인적으로도 생각하는 바이지만, 타이어의 퍼포먼스가 많이 올라온 것 같아서 다음 경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황진우 : 굉장히 오랜만에 포디엄에 올라왔다. 거의 2년여만이라고 기억된다. 그동안 나 스스로도 맘고생이 심했고, 팀원들에게 미안했던데다 스폰서 분들에게도 송구했었다. 3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지금부터 잘 운영해 나가면서 하반기에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우승 서한GP 장현진 선수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우승 서한GP 장현진 선수

 

Q : 초반에 순위를 내어주었지만, 결국 종반에 스퍼트를 올리며 재탈환했다. 전략적인 플레이였는가, 아니면 타이어 특성으로 인해 불가피한 플레이였는가?

장현진 : 경기에 임하던 처음엔 내가 빠를 경우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후반까지 그 상황이 이어질거라 생각하진 않았고 중반이나 후반쯤 뭔가 변화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에게도 운이 좋았다고 본다. 만일 내가 추월을 내어주지 않고 끝까지 방어하면서 경기를 진행했더라면 내 페이스가 먼저 떨어져버리지 않았을까 예상된다. 정의철 선수가 추월을 했던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반면 황진우 선수 때문에 곤욕도 치렀고, 황진우 선수의 파이팅 넘치는 주행에 작년 정의철 선수와의 경합에 버금가는 힘든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어제 천분의 1초라는 예선과 같은 결과가 오늘도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금호타이어가 너무 빨라진 것을 체감하고, 오늘 경기는 기억에 남을만큼 힘든 경기였다고 회고해본다.

 

Q : 마지막 2랩을 지켜내지 못하고 우승을 놓쳤다. 종반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는데, 초반에 추월하기 위해 무리했던 영향이 아니었나?

정의철 : 초반의 어택이 타이어에 무리를 준 것 같지는 않고, 각 타이어마다 각자의 개성을 갖게 되는데 그 개성 측면에서 경기 후반부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영향을 주게 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그로 인한 결과였을 뿐이라고 본다.

 

Q : 장현진 선수와 1초 이내로 간격을 좁히고 있었으나 후반에 갑자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어떤 이유때문인가?

황진우 : 나의 경우, 앞서 달리던 장현진 선수를 추격하면서 타이어 소모도 적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 전반적인 타이어에 대해 평가를 해 본다면, 금호타이어의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진 않는다. 오늘 시합에서 18바퀴를 달려야되다 보니 어느 타이어라도 페이스가 떨어지는 순간이 있게 마련인데, 장현진 선수를 쫓아가면서 지켜보니 한국타이어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불리했음에도 장현진 선수의 경기 운영이 페이스를 지켜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한국타이어를 사용한 다른 선수들과 장현진 선수의 기록을 경기 후에 비교해보면, 장현진 선수의 페이스가 꾸준한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타이어 성능보다 장현진 선수 개인의 운영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Q : 야나기다 선수가 오늘 포인트를 전혀 얻지 못하면서 장현진 선수가 66점으로 종합 선두로 올라섰다. 이제 남은 4경기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장현진 : 벌써부터 종합순위 1위라고 시즌 우승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된다. 황진우 선수가 너무 극찬을 해 준 것 뿐, 아직은 한국타이어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까지 버틸수 있는 타이어를 만들어 준 덕분에 나 또한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본다. 다음 경기부턴 무언가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기왕 시리즈 선두에 나선만큼 앞으로 남은 경기에 철저히 대비하고자 한다. 원래 뜨거운 노면에서 잘 타는 편이 아닌데,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던게 도움이 되었다. 남은 라운드도 잘 마무리해서 서한GP가 새롭게 출범한 시즌에 좋은 결과를 선물해주고 싶다.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엑스타레이싱팀 정의철 선수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엑스타레이싱팀 정의철 선수

 

Q :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가시화 되고 있다. 시즌 후반에 금호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팀들이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은데 본인의 생각은?

정의철 : 이번 경기에서 금호타이어가 괄목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아직 안주하기엔 섣부르다고 생각된다. 금호타이어를 사용하는 팀들의 성적이 아직은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지 못하기에, 타이어의 성능이 뛰어난 형태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쉽게 판도가 바뀌지는 않을거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Q : 다른 챔피언쉽에서 시즌챔프를 차지한 후 약 4년동안 종합우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의철, 황진우 선수는 6000클래스 종합우승의 전력이 있는 만큼 이제 장현진 선수 본인도 종합우승에 욕심이 있을 것 같은데?

장현진 : 아직은 시즌 챔피언에 대한 욕심은 없다. 대신 팀 챔피언쉽 부문에 대해선 욕심이 좀 나는 편이다. 드라이버 챔피언쉽 부문에선 사실 부족하다고 느낀다. 남은 경기 대비 다음 경기에서 웨이트를 많이 실어야 하는 상황이고, 산수를 좀 해보면 가능성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드라이버 부문보단 팀 챔피언쉽 쪽에 목표를 두고, 팀도 융합할 수 있게 리드해야 한다고 본다. 내년, 내후년도 계속 계약이 성사되어야 이렇게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최선을 다하면서 팀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오래동안 선수로 남고 싶지, 일찌감치 집에서 애봐야하는 입장이 되고 싶진 않다.

 

Q : 어제 예선에선 베스트랩타임을 낸 바 있다. 그전 시합들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이는데 차량에 변화가 있는 점이 있는지? 감독으로서 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황진우 : 기록면으로 본다면, 이번 예선에 새롭게 개발된 금호타이어를 받았고, 이에 맞춰 세팅을 잡는 과정에서 다른 팀들도 그랬듯이 그간의 축적된 데이터와 일치하진 않았다. 다행히도 짧은 시간 내에 적절한 세팅을 맞춰낼 수 있었고 그게 작용해서 예선에서 베스트랩을 냈다고 본다. 사실 나도 그런 기록을 냈을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가 예선 후에 결과를 보고 놀랬었다. 타이어와 차량간의 매칭이 이번에 잘 맞았구나라는 생각에 그 세팅 그대로 결승에 임하게 되었다. 감독과 선수를 겸임하는게 쉽진 않은데 이제 좀 익숙해지는 것 같고,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제 파악이 되는 것 같다. 이제까진 감독이라고 이름만 달고 있었고, 제 역할을 해오진 못했는데 3~4년차 경험이 생기니 조금 알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팀원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조화라고 본다. 하나 하나 맞추는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맞췄다 싶으면 어긋나고, 또 맞췄다 싶으면 어긋나게 되는데, 그런 점을 잘 움켜지고 맞춰나가다 보면 제대로 된 팀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 이제야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Q : 다음 경기부터 엑스타 팀에서 3대가 출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준비한 부분이 있는지?

정의철 :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없고, 팀에서 준비할 따름이다. 정식으로 공표된 내용이 아니기에 나 개인이 답할 수 있는 내용은 없는 것 같다.

 

Q : 차량이 3대가 출전하게 될 때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의철 : 드라이버 개인으로선 사실 본인만 생각하기에 장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 다만 팀 입장에선 팀 챔피언쉽 부문에서 유리한 부분은 있게 된다. 설사 한 대가 리타이어 해도 다른 두 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등에서 장점은 있지만, 드라이버 개인의 입장에선 특별한 장점은 없다. 다만 두 대일때 보다는 세 대로 운영할 때 부담도 덜하고 편했다는 생각은 든다. 특히 피트 공간이 넓어지는 점이 좋은 것 같다.(웃음)

 

Q : 현재 세 대의 차량을 운영중인 서한GP의 입장에선 같은 질문에 어떻게 답하겠는가?

장현진 : 속 마음을 정확히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드라이버가 많아지면 분명 시너지 효과는 있다. 그러나, 우선 자신이 주목받고 싶은데 다른 선수들이 주목받을 경우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득과 실은 공존하는 것 같다.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3위 황진우 선수
슈퍼레이스 5라운드 ASA 6000 클래스 3위 황진우 선수

 

 

Q : 기존에 3대를 운영했다 2대로 축소한 황진우 감독의 입장은 어떤가?

황진우 : 내 경우엔 과거 CJ레이싱팀일 때 김의수 감독님이 3대를 운영했었고, 내가 3대를 운영한 바는 없었다. 사실 그 당시엔 드라이버 입장이었기에 오히려 부담이 덜했고, 동료 선수가 있다는 점이 든든했었다. 그러나 만일 지금 3대를 운영하라고 한다면 감독의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힘든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Q : 매년 팀 선수가 교체되고 있는데, CJ로지스틱스에서 이적되고 나면 성적이 좋은 편이다. 본인의 팀에서 잘 가르쳐놨더니 다른 팀으로 옮겨가 활약을 펼치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지 않은가?

황진우 : 내가 감독으로 있으면서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했어야 하는데 못해준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한편으론 우리 팀에 있을 때 더 잘해주지, 나가고 나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내가 육성시켰다기보다, 같이 호흡하면서 더 많은 것을 전해주고 싶고, 또 그런 선수들로부터 나 역시도 배우는 점도 있기에 서로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함께 시합하고 있다. 팀에서의 계약 연장과 같은 부분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다보니 그저 받아들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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