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렉서스 영업사원 최경훈, 넥센 스피드레이싱 우승컵 거머쥔 사연
[인터뷰] 렉서스 영업사원 최경훈, 넥센 스피드레이싱 우승컵 거머쥔 사연
  • 김서윤
  • 승인 2018.12.19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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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영업사원 겸직하는 최경훈 선수, 현직 선수 경험 통해 고객 관리에 만전
서킷 주행·사고 경험으로 안전운전자로 변신…모터스포츠 순기능 많고 입문 어렵지 않아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경훈 선수. 최경훈 선수 제공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경훈 선수. 최경훈 선수 제공

“간단한 고장은 직접 정비해드립니다. 타이어 등 소모품 확인은 물론이고, 점검도 가능합니다”

분당 렉서스 최경훈 영업사원이 말하는 경쟁력이다. 고객이 차량 문제를 호소하면, 서비스센터에 입고하기 전에 직접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평범한 영업사원과는 다소 다른 대처, 자칫 차를 망가뜨리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각오해야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고객들은 여전히 최 사원을 찾는다. 이민을 가서도 최 사원에게 차를 구매할 수 없냐고 요청을 할 정도다.

비결은 최 선수가 또다른 직업, 현직 레이싱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뉴레이싱 소속으로, 지난 9월 넥센스피드레이싱 R300 클래스 5차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실력자다. BK원메이크 레이스와 CJ슈퍼레이스 GT2클래스에도 출전하고 있다.

최근 분당 렉서스 전시장에서 최 선수를 만났다. 주말 스피드레이싱 6차전을 앞둔 때다. 레이싱 선수라기에는 부드러운 인상, 그래도 자동차 얘기를 할 때면 영락없는 프로 선수였다.

“2009년 영업사원을 시작했습니다. 고객을 더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레이싱을 떠올렸어요. 2011년 처음 서킷에 올라탔고, 2012년부터는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2016년에는 브랜뉴레이싱으로 둥지를 옮겨서 출전중입니다”

최 선수가 타고 있는 차량. 최경훈 선수 제공
최경훈 선수가 타는 스포티지R. 최경훈 선수 제공

인터뷰 중에서 최 선수는 많은 전화를 받았다. 구매 문의는 물론이고, 차량 조작 방법이나 관리 및 정비 방법까지 다양했다. 최 선수는 부드럽고 친근한 말투로 자세하게 소개할 줄 알았다. 어떤 때는 단호하게 "안됩니다"라며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했다. 서비스센터 상담보다도 더 구체적이었다.

피곤한 기색이 보이긴 했다. 낮에는 영업사원, 밤과 주말에는 선수로 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주말 경기를 앞둔 평일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힘들다고 최 선수는 말했다.

완전 프로 선수로 전향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했다. 스피드레이싱 우승 경험이 있는 만큼, 전업 레이싱 선수로 활동할 수 있지 않냐는 의미였다. 실제로 최 선수가 소속된 팀인 브랜뉴레이싱은 준프로팀으로 평가받는다.

최 선수는 단호했다. 진짜 직업은 영업사원이라며, 선수 생활도 영업사원을 더 잘하기 위해서라고 손사래쳤다. 내년에는 더 상위 클래스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최 선수는 설명했다.

"솔직히 힘듭니다. 그래도 전업 선수로 활동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자동차와 사람을 좋아해서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많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부담도 크지 않아요. 내년에는 더 큰 경기인 CJ슈퍼레이스 GT2클래스에 힘을 더 쏟아볼 예정입니다. 더 큰 경기에 출전하면 고객 신뢰도 높아질 수 있으니까요"

최 선수가 주력하는 경기는 R300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RV 차량으로 겨루는 대회다. 최 선수가 타는 차량은 스포티지 R. 그 외에도 쌍용자동차 코란도 등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최 선수는 R300 참가 경험이 고객 관리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소개했다. 참가자가 적은 대회라 정보가 많지 않아서, 직접 공부를 많이 해야만 했다는 얘기다.

그 밖에도 최 선수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 노력했다. 후륜구동 쿠페인 제네시스 쿠페를 타고 스피드레이싱 BK원메이크, CJ슈퍼레이스 GT2클래스에 참가 중이다. 이 경험을 고객에 신뢰와 정보로 전달해준다는 설명이다.

데일리카로는 렉서스 IS300을 탄다. 경제적이고 안전하면서 편안한 차를 찾다보니 눈에 띄었단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렉서스가 만든 하이브리드도 타보고 싶다고 최 선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RV 차량은 달리려고 만든 차가 아니라 공부를 많이 해야합니다. 후륜구동 제네시스 쿠페도 오랫동안 다뤘고, 평소에는 전륜구동 세단을 탑니다. 신차가 출시되면 인스트럭터로도 활동합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경훈 선수 가족들. 최경훈 선수 제공
최경훈 선수(오른쪽 세번째)와 가족들. 최경훈 선수 제공

레이싱 선수들에게 꺼내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언제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는지. 어떻게 자동차에 입문했는지. 사고 경험이 있는지다.

다행히 최 선수는 편하게 대답해줬다. 어려서부터 속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단다. 헬기 조종사로 군 복무를 하신 아버지,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기를 몰고 있는 형 영향이 컸다고 한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자동차 튜닝을 시작해 도로에서 '나쁜 짓'도 많이 했다고 부끄럽게 말했다.

최 선수가 안전운전을 추구하게 된 계기는 모터스포츠 입문이다. 2008년께 넥센스피드레이싱을 처음 접하고 나서, 또 2011년 서킷 주행에 성공하면서 속도에 대한 욕구도 많이 줄었다.

사고 경험은 최 선수를 '방어운전족'으로 완전히 뒤바꿔놨다. 타이어 마모 상태를 무시하고 무작정 서킷을 돌다가 옹벽을 들이받으면서 폐차 수준 사고를 겪었다. 경기용 차량 특성상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4점식 벨트 자국이 한동안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고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일찌감치 자동차 튜닝을 취미로 즐겼습니다. 난폭운전도 많이했어요. 그런데 서킷 주행을 해보니 부질없어지더라구요. 큰 사고를 겪고나서는 이러다가 정말 죽겠다 싶었습니다. 지금 타는 차는 절대 손대지 않아요. 순정 상태로 절대 안전 운전합니다"

사고 경험은 렉서스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도 줬다. 사고 당시 무릎이 펴지면서 크게 다칠뻔 했는데, 렉서스 전 모델에는 무릎 에어백이 장착된다는 것이다. 다른 브랜드와 갈등하는 고객들에게는 꼭 들려주는 얘기란다.

모터스포츠가 대중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더 커졌다. 속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즐겁고 안전하게 자동차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훈 선수 제공
최경훈 선수 제공

모터스포츠 입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최 선수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차량 관리 비용은 스포티지R도 매년 1000만원 수준. 아마추어라면 훨씬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직 국내 모터스포츠가 태동 단계인 만큼, 스피드레이싱 등 대회 참가는 문턱이 낮다고도 덧붙였다.

브랜뉴레이싱 소개도 이어갔다. 브랜뉴레이싱은 선수를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며, 최근 론칭한 방송인 '브랜뉴레이싱미디어'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겠다고 말했다.

"모터스포츠 입문이 알려진 것처럼 어렵지만은 않아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뉴레이싱미디어에 선수가 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려놨구요. 앞으로도 모터스포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풀어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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