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세월호의 아픔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한 도시이다. 여전히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곳에서 2015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열린다.

지난 1년간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월호 사고를 담아냈다. 거리예술에서 공연되는 '장소'는 중요한 소재이며 그것이 지닌 화두들은 여러 방식으로 작품에 반영된다. 올해 축제는 다양한 거리예술작품에 안산을 반영해 전한다. 더불어 세월호를 단순히 추모하는 것에서 나아가, 일상 속에서 슬픔과 공존하며, 다시 생동감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를 함께 시작하려 한다.

슬로건 '액션!(City in Action)'은 많은 예술가와 시민들이 아픔에 위축되지 않은 모습으로 행동하기를 바라는 축제의 바람을 대변한다. 무기력한 태도보다는 그것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기억하며, 가치 있는 삶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액션'은 농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예술가들의 '몸짓'이자 생동감 있는 도시를 위한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되는 '큐'사인이다. 안산은 다양한 예술가들의 시각으로 전하는 '액션'을 통해 표현하고 쏟아내며, 도시의 활력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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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시작을 여는 창작그룹 노니의 '안.녕.安.寧'은 관객들과 함께 길놀이를 벌이며 그간의 안부를 묻고 앞으로의 평안을 기원한다. 라이브 음악과 흰 벌룬, 공중곡예가 어우러진 에어로스컬처의 '비상'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기억 속으로 비상하는 한 남자를 통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아픔들을 마주하고 배웅한다. 이 두 작품은 관객들이 안산의 아픔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당나귀의 그림자 소유권을 가지고 다투는 예술창작공장 콤마앤드의 '당나귀 그림자 재판'은 본질을 잃어버린 논쟁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제시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SNS를 통해 본질이 사라지고 왜곡이 난무해진 현실을 우화적으로 표현하여, 예리하지만 불편하고, 불편하지만 통쾌한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 속 어리석은 두 인물은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진실과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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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솔 연출을 필두로 다양한 아티스트가 모인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 순례길'은 관객과 함께 도시의 특정 성지를 순례하는 형태의 이동형 공연이다. 성지는 안산이라는 도시성과 시민의 일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선정된다. 각각의 성지에는 다양한 퍼포먼스, 설치, 체험 등이 진행된다. 성지의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통해 관객들은 기존에 스쳐 지날 뿐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안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윤한솔 연출에 따르면 '안산 순례길'은 '세월호 이후의 현실에 대한 무능함과 무고함을 극복해보려는 노력'이다. 관객들은 순례길을 함께 걸으며 간접적으로 연상되는 세월호 사고에 대하여 진정한 애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올리비에 그로스테테의 '시민의 건축'은 거대한 종이 상자 건축물을 쌓아 올리는 커뮤니티 아트 작업이다. 어떤 기계의 도움 없이 사람의 힘만으로 지역 고유의 건축물을 세워 올리며, 안산에서는 등대가 세워질 예정이다. 뱃사람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등대처럼, 안산의 시민들이 힘을 합쳐 세운 두 대의 상자 등대는 일상 속에서 아픔을 잊지 않고, 희생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담았다.

총 10개국 61 내외의 작품들과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일 2015안산국제거리극축제(안산문화재단 이사장 제종길)는 5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안산문화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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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안산문화재단 축제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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