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어터', '레미제라블', '노아', '맨 오브 스틸' 등에 출연해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인기 높은 배우 러셀 크로우가 지난 2015년 1월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DSC_0001



감독 데뷔작인 영화 '워터 디바이너'를 홍보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1월 19일 서울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DSC_0005



이웃집 아저씨같이 푸근한 느낌을 주는 그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정확한 발음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국어 인사를 건네 주위를 놀라게 했다.

DSC_0115



이어지는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영화배우로서, 영화감독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DSC_0138



○ 질문 : 오랜기간 연기만 하다가 감독을 맡게 된 이유는?
● 답변 : 나는 작품을 선정할 때 작품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명을 받으면 그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작품(워터 디바이너)이 그런 작품이다. 오랜 기간 유명한 감독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가면서 많은 걸 배웠다. 이 작품은 연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연출을 하고 싶은 동기를 제공했다.

○ 질문 : 고향과 고국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 영화다. 본인에게 고국이란 어떤 의미인가?
● 답변 : 나에게 고국이란 내 자녀와 가족이 있는 곳이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지만 호주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지금껏 38년째 살고 있기에 호주인이라 생각한다. 영국연방의 일원인 호주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에 의해 강제로 참전하게 됐다. 수많은 호주 청년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희생당했다. 이 사건은 호주가 고국인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 질문 : 영화에서 보여준 부성애가 인상 깊다. 실제로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빠인가?
● 답변 : 나는 자녀들에게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빠이고 싶다. 영화에는 호주, 터키 등 2~3개국이 등장하는데, 문화는 다르지만 아들과 아버지 사이의 유대감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한국도 호주처럼 원치않는 전쟁에 참전해서 비슷한 아픔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점이 한국 관람객들에게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온전한 삶을 살고, 창의적이고 올바른 사람으로 커가길 바란다.

○ 질문 : 연기를 할 때 신조가 있는가? 이번 연기와 기존 연기의 차이점 혹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 답변 : 젊었을 때 수 천 개의 연극과 공연을 했다. 나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공원으로 가서 바닥 위에 수북이 쌓인 솔잎 위에 소원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당시 그렇게 한 배우는 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의미한 행동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절제와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연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디테일, 협력하는 태도, 집요한 노력. 배우는 어떤 작품을 하기 위해 철저히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은 대사를 외우는 것일 수도, 역사공부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작품을 시작할 때 지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이 작품을 시작한 후 리들리 스콧, 론 하워드 감독을 만났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벤 스틸러와 일라이 로스 감독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되었다. 벤 스틸러는 내가 감독이면서 주연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연기에 소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일라이 로스는 나에게 (배우와 제작 참여자 모두를 챙기는) 아버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라고 얘기해 줬다.

○ 질문 : 연출이 결정된 차기작이 있는가? 혹시 로케이션 장소로 한국은 어떤가?
● 답변 : 지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한국은 아니지만 아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Happy Refuge'라는 작품인데, 작은 배를 타고 호주로 피난가는 베트남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중에 (새로운 작품을 연출할)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촬영을 해 보고 싶다.

기자회견은 "워터 디바이너를 본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영화의 진정성과 진심이 담긴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DSC_0199



◎ 영화에 대해
'워터 디바이너'는 제1차 세계대전 중 가장 참혹했던 '갈리폴리(겔리볼루) 전투'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세 아들을 찾기 위해 호주에서 14,000킬로미터나 떨어진 낯선 땅 터키로 향했던 한 아버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4년 12월 26일 호주, 뉴질랜드, 터키에서 처음으로 개봉했으며, 한국 개봉일은 2015년 1월 28일이다.

DSC_0006

저작권자 © 미디어룩(MediaLoo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